100만달러 인조인간 ‘렉스’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7일 03시 00분


英서 생체공학 로봇 공개
심장-폐 등 첨단 장기에 인공 혈액-팔다리 등 합성

현재까지 개발된 첨단 인공 장기와 혈액, 팔다리 등을 모아 붙인 100만 달러(약 10억 원)짜리 ‘인조인간’이 영국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공개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TV 프로그램 제작사 DSP와 인공인체개발회사 ‘섀도 로봇’이 영국 미국 뉴질랜드의 18개 의료기기 업체와 대학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렉스’라는 이름을 붙인 신장 2m의 ‘바이오닉 맨(bionic man·생체공학인간)’을 만들어냈다”고 5일 보도했다. 렉스(Rex)는 ‘Robotic Exoskeleton(로봇골격)’을 줄인 말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렉스는 ‘지금 인류의 기술로 어느 정도 수준의 인조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위해 제작됐다. 인공혈액은 사우스요크셔 주 셰필드대, 인공췌장은 레스터셔 주 몽퍼트대, 방광 귀 기관지 동맥 등은 런던대 연구소가 제공했다. 인공심장, 폐, 신장도 붙여졌다. 저속 보행이 가능하지만 소화기관과 인공지능은 장착되지 않았다.

FT는 “대화기를 통해 ‘래퍼 에미넴과 패션디자이너 랠프 로런을 좋아한다’ 등 간단한 말을 할 수 있지만 그걸 두고 ‘인공지능’이라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눈 대신에는 이미지 인식 전자 칩을 심었다.

얼굴은 스위스 심리학자 베르톨트 마이어 씨를 본떠 만들었다. 마이어 씨는 태어날 때부터 왼손이 없어 인공 손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그는 “평생 생체공학의 발전을 기다려 왔다. 이 분야에서 가장 놀라운 발전은 최근 5, 6년 사이에 이뤄졌다”며 “나와 같은 얼굴을 가진 인조인간이 장기를 드러낸 채 움직이는 모습을 구경하는 기분은 솔직히 그리 유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렉스의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바이오닉 맨은 어떻게 만들어졌나’는 영국 케이블방송 채널4에서 7일 방영한다. 렉스는 7일부터 3월 11일까지 과학박물관에서 무료로 공개한 뒤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전시된다. 그 뒤 다시 런던으로 옮겨 부분별로 해체해 각 협력업체에 돌려줄 예정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인조인간#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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