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수 서정시의 선구자인 영랑 김윤식 시인(1903∼1950·사진)이 모교인 학교법인 휘문의숙으로부터 93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휘문의숙은 6일 서울 휘문고등학교에서 치러진 졸업식에서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면서 졸업을 하지 못한 김 시인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했다. 졸업장은 김 시인의 막내딸인 김애란 씨(70)가 받았다.
김 시인은 1915년 강진보통학교를 거쳐 1917년 휘문고등보통학교(5년제)에 진학했다. 2년 뒤 고향 전남 강진에서 3·1운동을 주도하다 검거돼 대구형무소에서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김 시인의 투옥은 같은 해 4월 4일 강진읍 장날에 전남 최초로 벌어진 대규모 독립만세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시로 일제에 저항하며 민족적 지조를 지켰다. 김 시인은 일제강점기에 강진에서 유일하게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했으며 광복 후에는 대한독립촉성회 강진단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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