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 쿰부히말에 있는 스리페마촐링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국에서 온 오지마을 체험단을 환영하는 뜻을 담은 카타를 걸어주고 있다. 가운데에 손을 모으고 감사를 표하는 이가 박연수 체험단장. 쿰부히말=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나마스테(안녕하세요라는 뜻의 현지어).”
1월 20일 오후 4시 네팔 히말라야 쿰부히말 에베레스트 지역 해발 2600m에 위치한 갓 마을의 스리페마촐링 초등학교. 198m²(약 60평)에 불과한 손바닥만 한 운동장에 학생 40여 명과 마을주민 20여 명이 모였다. 산악인과 대학교수, 교사, 학생 등으로 구성된 히말라야 오지마을 체험단(단장 박연수 직지원정대장·사진) 18명을 환영하기 위해서다.
스리페마촐링 초등학교 학생들은 수온주가 0도까지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체험단원들에게 카타(축하하는 의미의 긴 천)를 목에 걸어준 뒤 맨발로 네팔의 전통춤을 선보였다. 체험단원들은 준비해간 학용품과 옷 등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학교발전기금 3만 루피(약 43만 원)를 마을 촌장에게 전달했다. 학교 관계자들과 체험단은 네팔의 전통민요인 ‘레삼 피리리’를 함께 부르며 어둠이 깔릴 때까지 흥겨운 춤판을 벌였다.
스리페마촐링 초등학교는 2011년 한 독일인 독지가의 기부금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공부하려는 학생들에 비해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 수학교사인 지니 마야 라이 씨(25·여)는 “방학 기간임에도 한국체험단이 학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학생 대부분이 오전 10시부터 학교에 나와 기다렸다”며 “물질적인 도움을 넘어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체험단원인 유희정 양(16·경기 안양 부흥고 1년)은 “히말라야는 아름다운 자연을 가졌지만 교육환경은 열악해 안타까웠다”라며 “그럼에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고 학업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아이들을 만나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장은 2005년부터 히말라야 오지마을의 학교를 찾아 봉사와 우애를 다지고 네팔의 전통문화를 배우자는 취지로 오지마을 체험을 시작했다. 박 대장은 청주 신흥고 2학년 때부터 산과 인연을 맺은 뒤 수많은 해외원정을 다닌 전문산악인. 2008년에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직지원정대를 꾸려 히말라야 카라코람 산맥에 있는 해발 6230m의 봉우리 등정에 성공했다. 파키스탄 지명위원회는 이 미답봉을 ‘직지봉’으로 공식 인정해 파키스탄 및 세계 각국의 지도에 표기됐다.
박 대장은 “히말라야는 이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며 “세대와 성별을 넘어 히말라야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과 소통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체험단은 루크라∼남체∼탱보체∼팡보체∼딩보체∼낭가르창피크(해발 5083m)로 이어지는 트레킹을 마친 뒤 1월 30일 네팔의 정부 비인가 사회복지시설인 DRC(신체 장애인 재활센터)를 방문했다. 체험단원은 DRC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50여 명에게 선물을 주며 우정을 나눴다. 박 대장은 “그동안 오지마을 위주로 방문했는데 내년부터는 장애인시설까지 정기적으로 돕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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