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생 8000여 명이 ‘화이트컨슈머’ 운동을 펼친다. 화이트컨슈머는 악성 소비자를 뜻하는 ‘블랙컨슈머’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블랙컨슈머가 악성 민원을 제기하거나 근거 없는 비방을 퍼뜨리며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데 반해 화이트컨슈머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기업에 발전적인 제언을 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대학생들은 지난달 ‘화이트컨슈머학생위원회’를 설립한 데 이어 이달 9일부터 ‘따뜻한 소비자’ 운동 캠페인을 벌인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김영찬 화이트컨슈머학생위원회 회장(29·국민대 행정학과 4학년)과 봉성호 총무(27·서경대 경영학과 4학년)는 “기업과 소비자의 상생 문화가 확산돼야 기업이 잘되고, 일자리 창출도 잘돼 결국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살리자는 취지로 세계 최초로 대학생이 주도하는 화이트컨슈머 캠페인을 전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이트컨슈머학생위원회는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화이트컨슈머 캠페인 관련 축제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이날 참가자들은 축제를 알리는 문구를 담은 쇼핑백을 머리에 쓰고 서울시청 별관을 출발해 덕수궁, 서울광장, 청계광장 등을 행진할 예정이다. 위원회 측은 이날 이후 100일간 집중적으로 관련 캠페인을 전개하고, 국민 100만 명의 지지를 받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았다.
행사 기획은 김 회장과 봉 총무를 포함한 6명의 회장단이 주도했다. 이들은 “끈질기게 섭외한 끝에 국회의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지지와 참여를 얻어냈다”고 전했다. ‘다비치’ ‘포맨’ 등 연예인들도 화이트컨슈머 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소정의 출연료만 받고 광화문 공연을 약속했다.
김 회장, 봉 총무와 함께 행사를 기획한 박은영 부회장(24)과 이하나 부회장(23·이상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4학년), 고다원 부회장(22), 주현경 부총무(22·이상 숙명여대 경영학과 3학년)등 6명은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운영하는 브랜드아카데미를 통해 만났다.
직업군인이 되겠다며 군대에서 6년을 복무하고 중사로 제대한 김 회장은 쇼핑 호스트로 꿈을 바꾸면서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돼 브랜드아카데미를 찾았다. 대학생 광고마케팅 잡지 ‘콤마 매거진’의 편집장 출신인 봉 총무는 마케팅 컨설턴트가 되려는 포부를 갖고 이곳을 찾았다 뜻이 맞는 친구들을 만났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데 익숙한 대학생들이 무분별하게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여론을 호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위원회를 설립했다. 이후 캠페인에 동참할 대학생을 모집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3주 만에 243개 대학 8000여 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젊은이들의 수동적, 냉소적인 태도를 바꿔보자는 것도 위원회 설립 취지 중 하나다. 봉 총무는 “일부 청년들이 스스로를 ‘88만 원 세대’니 취업, 연애, 결혼을 포기한 ‘삼포족’이니 하는 말로 부르면서 뭔가를 이루겠다는 의지보다 비판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안타까웠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면서 보람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순수한 설립 취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후원을 받거나 영리를 추구하는 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화이트컨슈머(white-consumer) ::
‘악덕 소비자’를 일컫는 ‘블랙컨슈머’에 반대되는 개념.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갖고 정직하게 권리를 주장하면서 기업에 발전적인 제언을 하는 ‘따뜻한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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