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력, 이땅에서 몰아내야죠”… 청소년 봉사단체 ‘더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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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2일 03시 00분


국회의원 130명 서명 받아내

더체인지 회원들은 매달 한 번씩 서울 광화문, 목동, 명동에 모여 여자아이의 인권을 소중하게 생각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더체인지 제공
더체인지 회원들은 매달 한 번씩 서울 광화문, 목동, 명동에 모여 여자아이의 인권을 소중하게 생각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더체인지 제공
“저희들로 인해 세상이 좀 더 나은 곳으로 바뀌면 좋겠어요.” 청소년 봉사단체 ‘더체인지’를 만든 임현정 양(18)의 말이다.

임 양을 포함한 회원들은 겨울방학 내내 국회의원을 찾아다니며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내용은 △아동성범죄자 형량 최소 20년 이상으로 강화 △아동인권보호국(가칭) 설립 등 크게 두 가지다.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인 ‘발자국’과 함께 진행했다.

더체인지는 온라인 카페로 회원이 350여 명이다. 이 중 30여 명이 1월부터 국회의원을 찾아가 서명하도록 설득했다. 두 달이 지나면서 의원 130명이 서명했다.

임 양은 2010년 이 단체를 만들었다. 당시 미국에 유학 중이었는데 방학을 맞아 국내로 들어온 때였다.

“미국에서 새로운 기부문화를 접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요. 친구 생일파티에 선물 대신에 소아환자를 위한 성금을 가져오라고 하고, 걷기대회를 열어 참가비를 모은 뒤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더라고요.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임 양은 30여 명을 모아 걷기대회를 열었다. 100m를 걸을 때마다 100원씩 기부하는 행사였다. 이틀 만에 500만 원 정도가 모였다. 개발도상국 아동후원단체인 ‘플랜코리아’를 통해 네팔의 아동에게 전달했다.

이런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더체인지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는 뜻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성차별을 받으며 사는 여자아이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플랜코리아가 진행하는 ‘저는 소녀니까요(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에 동참했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 낮 12시에 서울 명동, 광화문, 목동에 모여 피켓을 들고 이런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캠페인을 마치고 귀가하다 아동성폭력 추방을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을 보게 됐다. 전남 나주와 경기 여주에서 일어난 여아 성폭행 사건을 알게 된 것도 이때였다.

“개발도상국 소녀를 돕기 위한 캠페인을 하면서 우리나라 아이들은 보호를 잘 받는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도 끔찍한 일을 겪는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겨울방학을 이용해 매일같이 국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학원에 다니는 시간의 앞뒤를 이용해 국회의원 회관에 들렀다. 아동성범죄자를 근절하기 위한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학생이 왜 이런 걸 하느냐고 다그치면서 공부를 잘하는지 묻는 의원도 있었고, 서명을 거부하는 의원도 있었다. 그렇지만 국회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다.

“아동성폭력은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법이 우리 요구대로 개정될 때까지 서명운동을 계속할 겁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아동 성폭력#청소년 봉사단체#더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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