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화와 전통문화 발전을 이끈 숙련기술인을 위한 ‘명예의 전당’이 25일 처음 선보였다. 이날 개관한 글로벌숙련기술진흥센터 내 명예의 전당.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자동차 엔지니어링·설계용역 업체인 ㈜디피코 대표이사 송신근 씨(58)는 부산기계공고 재학 때부터 각종 기능경기대회를 석권한 ‘판금 전문가’였다. 1975년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2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판금종목 동메달을 땄다. 기아자동차 재직 때 자동차 차체 판금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 덕에 당시 인기를 끈 차종인 ‘프라이드’의 신화를 이끌었다. 1998년 회사 창업 뒤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차체 용접 및 판금 분야의 다양한 신기술을 갖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송 씨는 2009년 기능한국인, 2011년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됐다.
송 씨처럼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 명장 등 20명이 숙련기술인을 위한 ‘명예의 전당’에 처음으로 헌액(獻額)됐다. 대한민국명장회, 국제기능올림픽선수협회 등이 참여하는 선정위원회는 올해 1월부터 1300여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최종 20명을 선정했다. 명예의 전당은 25일 인천 부평구 구산동 글로벌숙련기술진흥센터의 개관과 함께 문을 열었다. 명예의 전당에선 기술인 20명의 핸드프린팅과 주요 공적 등을 전시한다.
이 중에는 ‘김영모과자점’으로 유명한 제과명장 김영모 씨(60), 2002년 월드컵 당시 주관 호텔인 롯데호텔의 조리명장 박병학 씨(66), 전자기기 제작 1호 명장인 박찬덕 씨(58), 1970년대부터 쇳물과 씨름해온 국내 첫 제강명장 전상호 씨(65) 등이 포함됐다. 또 한국인 최초로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수공예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자수공예명장 김태자 씨(69) 등 전통문화 장인들도 함께 선정됐다.
개관식에 참석한 송 씨는 “평생 한 분야에서 일한 것을 국가가 인정해줘 영광스럽다”며 “내가 받은 것을 앞으로 젊은이에게 잘 물려줘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김혜경 한국산업인력공단 숙련기술장려팀장은 “산업화의 주역인 숙련기술인의 사기를 높일 공간이 될 것”이라며 “매년 한 차례 심사를 통해 2, 3명의 숙련기술인을 추가로 헌액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개관한 글로벌숙련기술진흥센터는 학생들에게 숙련기술을 가르치고 아시아 개발도상국 기술인력에게 한국의 인적자원개발(HRD) 모델을 전달하기 위해 세워졌다. 명예의 전당 외에도 숙련기술전시실, 국제기능올림픽 역사박물관, 기술교육시설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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