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는 비밀경호국(SS) 국장에 SS 14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발탁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줄리아 피어슨 현 국장 비서실장(53·사진)을 신임 국장에 임명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이 “역사적”이라고 했을 정도로 피어슨 국장 임명은 ‘큰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S 요원 3500명 중 여성은 10%에 불과하며 SS는 1971년에야 여성 요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피어슨 국장은 SS에서 30년 동안 근무한 베테랑 요원.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는 대통령 밀착 경호 임무를 담당하는 팀에서 활동했다.
피어슨이 SS 수장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드물게도 현장경호와 행정업무 능력을 겸비했기 때문. 1983년 SS에 입문한 그는 1992년까지 현장경호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이후엔 관리직으로 일하며 이따금 현장경호 책임자로 투입됐다. 국장 비서실장을 맡기 전에는 인력 및 훈련담당 부국장, 행정 부국장보를 지냈다.
플로리다 올랜도 출신인 피어슨 국장은 고등학생 때 디즈니월드에서 디즈니 캐릭터 인형으로 분장하는 아르바이트를 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07년 ‘스미스소니언’ 잡지 인터뷰에서 “큰 공원의 인파 속에 섞여 캐릭터 분장을 하고 일하며 경호의 기본감각을 배웠다”고 밝혔다. 센트럴플로리다대에서 형사행정학을 전공한 그는 경찰에서 3년간 근무한 뒤 SS에 들어가 올랜도와 마이애미 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1988년 워싱턴으로 자리를 옮겨 대통령 경호 임무를 맡았다.
피어슨 국장은 “많은 사람이 SS 요원을 ‘대통령 보디가드’라고 생각하는데 경호 업무 외에도 금융사기 수사, 사이버범죄 추적, 기밀정보 분석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30년 경호요원 생활 중 가장 위급했던 순간으로 “2001년 9·11테러 당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가운데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졌을 때”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SS 국장 후보들을 직접 인터뷰한 뒤 피어슨을 점찍었다. 경호 경력이 더 많은 다른 후보를 제치고 피어슨 국장이 임명된 것은 지난해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호요원들의 콜롬비아 성매매 추문 이후 SS의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2006년부터 SS 국장을 지내다가 지난달 퇴임한 마크 설리번 국장은 ‘GSIS’라는 사설 보안업체를 설립했다. SS 국장은 의회 인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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