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회 연속 선정돼 명예의 전당 오른 그들은…
경제인 8명 최다… 창조인 7명 뒤이어
변대규 대표의 휴맥스 손자회사… 朴대통령 ‘창조 경제’ 첫 방문지로
“천재의 기억보다 바보의 메모” 기록광… 작은 성취에 만족않고 끊임없이 변신
대한민국에서 단 100명. 한 번도 지나기 힘든 좁디좁은 바늘구멍을 세 번이나 통과했다. 별 중의 별이다. 올해로 4년째인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에 통산 세 차례 이름을 올린 ‘명예의 전당’ 대상자 21명 얘기다.
‘도전하는 경제인’ 부문의 경제·경영인이 8명으로 가장 많다. 지난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20명 중에서도 경제·경영인이 10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은 앞으로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주역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제 세계를 향해 뛴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40)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선정됐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5),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3)에 이어 삼성가(家) 세 남매가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정주 NXC 대표(45), 변대규 휴맥스 대표(53),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46) 등 대표적인 벤처기업인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해 차세대 재계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변 대표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의 첫 행보로 휴맥스의 손자회사를 방문하면서 새삼스레 주목받았다. 디지털 셋톱박스로만 매출 1조 원의 신화를 일궜던 인물로, 시스코 모토로라 등 미국 대기업이 버티고 있는 북미 시장에 올해 본격 진출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가 LG전자의 지분을 인수한 셈이었다. 두 회사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면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로운 창조인’ 부문에서는 영화 미술 문학 음악 체육의 세부 분야에서 대상자가 골고루 나왔다. 지난해 한 명도 없었던 ‘미래를 여는 지도자’ 부문에서는 올해 3명이 배출됐다. 박원순 서울시장(57)은 2010, 2011년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연속 선정됐고 올해는 지도자로 뽑혔다.
이미경 CJ 부회장(55)과 봉준호 영화감독(44)은 서로 손잡고 세계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CJ E&M이 투자 배급하고 봉 감독이 연출하는 ‘설국열차’는 개봉 전에 세계 주요 국가에서 200억 원 이상을 사전 판매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331편의 수출 실적을 모두 합한 액수와 비슷한 규모다.
○ 꾸준함이 평범을 비범으로 바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21명의 습관은 비교적 평범하다. 읽고 또 읽고 기록한다,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않는다,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한다….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실천해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들었다. 최고의 성공비결이었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62)는 “천재의 기억보다 바보의 메모가 더 낫다”고 밝혔다. 그는 “메모를 하면 잊지 않을 뿐 아니라 내용을 보면서 숙고를 하게 된다”며 “그러면 일에 실수가 없어지고 그런 기억이 모여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된다”고 했다. 박 시장도 “기록과 독서에서만큼은 염치도, 체면도 없다. 정리되지 않은 지식은 의미가 없으니까 많이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스크랩하고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이들 역시 불안과 두려움을 달고 산다. 하지만 이를 성장과 영감의 동반자로 삼은 점이 남달랐다. 봉 감독은 “늘 불안하기 때문에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쳐왔다. 그 몸부림 중 최고가 창작”이라고 말했다. 김애란 소설가(33)는 “머뭇거리고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최악의 습관’ 없이 좋은 작품이 나오는 일은 드물다”고 했다.
극복의 수단은 노력과 혁신이었다. 이효철 KAIST 화학과 교수(41)는 “하루하루 순간순간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무의식적인 노력이 최고의 습관”이라고 말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50)은 “기업하는 사람은 축구공 위에 서 있는 사람과 같다. 쓰러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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