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왜 코맹맹이”… 딸과 마지막 문자 나누고 출동
정옥성 경감 18일 시신 없이 영결식… 바다 뛰어들어 자살자 구조 영상 공개
500여명 분향… 추모 댓글 줄이어
지난달 1일 인천 강화도에서 자살을 시도한 시민을 구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실종된 강화경찰서 정옥성 경감(46·사진)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18일 오전 10시 강화경찰서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인천지방경찰청은 그동안 강화도 일대 해상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여왔지만 정 경감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인천경찰청은 16일부터 정 경감의 분향소를 강화장례식장에 마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사회안전비서관을 분향소에 보내 조화와 위로금을 정 경감의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여야 정치권도 조화를 보냈으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17일 직접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의 의로운 순직을 기리기 위한 발길이 이어져 시민 500여 명이 분향소를 찾았다. 인천경찰청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등에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1500여 건의 추모글이 올랐다.
이날 정 경감의 생전 구조현장 모습이 녹화된 동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20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지난달 1일 오후 11시 24분 신고를 받은 정 경감과 동료 경찰관이 출동한 순찰차 블랙박스에 촬영된 것이다. 영상은 외포리 선착장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정 경감이 순찰차에서 내려 자살을 시도하는 김모 씨(45)를 쫓아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정 경감은 김 씨가 바다에 뛰어들자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같이 뛰어들었다. 김 씨를 잡으려고 했지만 손이 닿지 않자 중심을 잡고 일어선 정 경감이 다시 허리를 숙여 구조하려다 함께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다.
정 경감이 사건현장으로 출동하기 직전 딸과 나눈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정 경감의 딸(13·중 1학년)은 사고 당일 오후 10시 36분경 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정 경감에게 ‘아빠∼∼∼’라고 애교 섞인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정 경감이 ‘왜 코맹맹이 소리 하이까(할까)?’라고 답하자 딸은 ‘나 새우 먹고 싶어∼∼나중에 새우 먹자∼♡’고 졸랐다. 정 경감이 강화도 사투리로 ‘주무시겨(자라)’ ‘책이나 보시겨(보시죠)’라고 하자 딸은 ‘할머니께 말할 거야, 새우먹자고…’라고 재차 투정을 부렸다. 정 경감이 ‘허시겨(그렇게 해라)’라고 하자 딸은 10시 38분경 ‘아…찡찡찡’이라고 마지막 답을 보냈다.
정 경감은 1991년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해 22년간 근무하며 27회나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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