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4시 39분. 일본 도쿄 분쿄 구 도쿄돔의 5만5000여 객석은 물결치는 보석의 바다로 변했다. 2PM 멤버들(준케이, 닉쿤, 택연, 우영, 준호, 찬성)이 강렬한 비트의 음악을 배경으로 차례로 등장하자 다이아몬드 모양의 2PM 발광봉이 각 멤버를 상징하는 초록, 분홍, 파랑, 노랑, 보라, 빨강의 여섯 색깔로 반짝였다.
“투피에무 아이시테루!(2PM 사랑해요!)” 일본 팬클럽 ‘하티스트 저팬’은 하나가 된 듯 멤버들의 랩과 노래, 춤에 열광했다. 2PM은 지난해 일본에서 히트한 ‘마스커레이드’를 필두로 30여 곡을 들려주며 도쿄돔이 허락하는 최장 공연 시간인 3시간 30분을 꽉 채웠지만 관객들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이틀 공연의 첫날인 20일에도 전석이 매진됐다.
2PM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JYJ에 이어 한국 남성 아이돌그룹으로는 다섯 번째로 도쿄돔에 입성했다. 2011년 5월 일본 음악 시장에 데뷔한 2PM처럼 빠르게 도쿄돔에서 단독 공연을 여는 것은 현지 뮤지션에게도 드문 일이다. 일본 최고 인기 남성그룹 아라시도 도쿄돔 입성에 8년이 걸렸다. 2PM은 지난해 6월만 해도 1만 석 규모의 부도칸에서 공연을 했다. 성장세가 놀랍다. 지난해 6월 싱글 ‘뷰티풀’로 타워레코드 도쿄 시부야점 역대 싱글 판매 1위 기록을 세웠고, 11월 싱글 ‘마스커레이드’도 크게 성공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는 “화면에 나온 예쁘장한 모습에 빠져드는 여성그룹 팬덤은 한계에 달했지만 한국적인 강렬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내세운 남성그룹의 팬덤은 여전히 탄탄하다”고 했다.
지난해 한일 간 외교 갈등으로 일본 방송의 한국 가수 출연이 3분의 1로 줄었지만 2PM이 지난해 4월부터 NHK ‘TV 한글 강좌’의 진행을 맡아온 것도 팬덤 확장을 도왔다. 리더 택연은 “2PM의 많은 팬이 세월이 흘러 자식과 손자에게 한국 문화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양국 간 장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평화의 대사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2PM은 5월 일본에서 출시하는 싱글 ‘기브 미 러브’를 이미 TBS 드라마 ‘테이크 파이브’의 메인 테마곡으로 올려놨다. 같은 달 한국에서도 정규 3집을 내고 2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다.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로 공백기를 보낸 닉쿤은 “바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이번 컴백을 통해 제가 얼마나 달라지고 더 성숙해졌는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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