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대표부 1층 로비에서 열린 유엔본부 및 산하 국제기구 진출 설명회에서 각 기구 인사 채용 담당자들이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17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대표부 1층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유엔본부 및 산하 국제기구 진출 설명회. 유엔대표부가 마련한 200여 석에 ‘글로벌 코리안’의 꿈을 펼치려는 젊은이들이 입추의 여지 없이 모였다. 3년째 이어진 설명회이지만 처음으로 유엔 사무국과 산하 기구인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유엔인구기금(UNFPA) 등 인사담당자들이 총출동했다. 존 에릭슨 유엔 인력국 대외담당 국장은 “유엔과 국제기구에 한국인의 진출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젊은이들의 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유엔 사무국에는 모두 33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일하는데 한국의 분담금 비율과 국력 등을 감안하면 최대 52명이 적정 인원이라는 게 사무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현재 사무국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36명에 그치고 있다. 국제기구에 대한 한국 젊은이들의 관심이 최근에야 높아지기 시작했고 유엔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 등이 원인이다. 2011년의 경우 전 세계에서 3만6000명이 지원해 96명이 최종 선발돼 경쟁률은 375 대 1에 이르렀다. 한국인은 그해 306명이 지원했지만 한 명도 합격하지 못했다.
포스텍(포항공대)을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 재료공학 박사과정 2년차인 우성훈 씨(23)는 “공학기술로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설명을 듣고 좀 더 구체적인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컬럼비아대 통계학 석사 과정에 있는 이윤희 씨(23)는 “봉사활동을 하며 유엔에서 일할 꿈을 키웠다. 내년부터는 64세까지 지원할 수 있다(현재는 32세)고 하니 늦더라도 그 길을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홍석 유엔 시험담당 국장은 “필기시험이 관건이다. 2, 3쪽 분량의 에세이 3개와 반쪽 분량의 에세이 6개를 적는 시험이 4시간 반에 걸쳐 진행된다”고 말했다. 또 희망하는 분야와 유엔 등 국제기구의 최근 현안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세한 전형절차는 유엔 채용사이트(careers.u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 UNDP에 채용돼 근무하고 있는 김혜란 긴급구조 프로그램 전문가는 “초심이 점점 바래져 갔는데 후배들을 만나니 다시 용기가 솟는다”며 “어떻게 하면 빨리 쉽게 들어갈 수 있느냐를 고민하지 말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엔 직원 정년은 65세, 연봉은 전 세계 공무원의 최상위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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