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이전 기억을 지워야 뇌에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생깁니다.”
500자리 숫자를 한 번 듣고 기억해내 기억력 분야 기네스 기록 보유자인 이스라엘의 에란 카츠 씨(48·사진)의 말이다.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민음인) 출간 기념으로 방한한 그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즉석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23자리 숫자를 완벽하게 외우는 시범을 선보였다.
자신의 지능지수(IQ)를 모른다는 그는 유대인의 전통 숫자 기억법인 ‘기마트리아’에 따라 숫자를 알파벳 등으로 바꿔 외운다. 2개를 묶고 중간에 편하게 모음을 넣으면 뜻은 없어도 단어가 만들어져 누구라도 연습만 하면 쉽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단축번호 1번에 저장해 놓은 딸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지 못해 아내에게 물어본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기억 ‘묘기’는 필요한 때만 한다”며 “생각을 비우는 것이 두뇌 계발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나쁜 일로 잠이 오지 않을 때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푹 자고 내일 오전에 다시 생각하자’는 명령을 뇌에 전하는 것이 훨씬 수월한 방법입니다.”
그는 기억력 증진 프로그램 개발회사인 메가마인드 메모리 트레이닝의 대표이자 유대인의 지능 계발과 학습법을 우화로 풀어내 베스트셀러가 된 ‘천재가 된 제롬’ ‘슈퍼 기억력의 비밀’의 저자이다.
세 번째로 한국을 찾은 카츠 씨는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형제처럼 한국과 이스라엘은 비슷한 점이 많다”며 단일민족, 높은 교육열, 근면한 국민성 등을 공통점으로 들었다. 그는 신작에서 신라 향가인 제망매가, 세종대왕, 팔만대장경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지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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