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던 화이트 “이 시대 저널리즘, 책임을 얘기할 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0일 03시 00분


화이트 윤리적저널리즘네트워크 소장
“속보 경쟁 벗어나 절제된 표현 필요”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65회 세계신문협회 총회는 나라별 언론자유도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미얀마 언론인은 지난해 사전 검열제도가 폐지된 후 올해부터 민영 일간지를 발행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흥분해서 전했고, 마약 범죄가 횡행하는 멕시코 언론인은 “10분마다 한 번씩 ‘살아 있느냐’는 전화를 받는다”고 했다.

반면 언론 선진국에서 온 이들은 언론의 자유보다는 책임을 강조했다. 세계신문협회가 공개한 ‘2013 세계 언론 동향’에 따르면 언론자유가 억압된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의 종이 신문 발행부수는 증가하는 반면 서구의 수치는 떨어지는 ‘언론자유의 역설’이 두드러졌다.

영국 언론인 에이던 화이트 윤리적저널리즘네트워크(EJN) 소장(사진)도 “저널리즘은 자유로운 표현(free speech)이 아니다”는 발표로 주목을 끌었다. EJN은 책임 있는 언론 보도를 위해 지난해 결성된 세계 언론단체의 연합체다.

화이트 소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저널리즘이란 절제된 표현(constrained expression)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증오 발언(hate speech)과 저널리즘을 구분해야 한다며 마호메트를 모욕하는 14분짜리 동영상 ‘이슬람의 무지’에 대한 언론 보도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은 속보 경쟁의 강박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맥락 속에서 사건을 보여주도록 애써야 합니다.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책임을 이야기할 때입니다.”

방콕=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화이트 윤리적저널리즘네트워크 소장#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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