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세민얼굴기형돕기회는 18년 동안 한결같이 베트남 얼굴기형 어린이들에게 수술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 3000번째로 얼굴기형 수술을 받은 레티후엉꾸인 양이 수술에 앞서 간호사 품에 안겨 있다. SK그룹 제공
베트남에 살고 있는 호티베 양(9)은 태어날 때부터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구순구개열(입술입천장갈림)을 앓아 왔다. 심장병도 함께 앓던 그는 최근 SK그룹이 후원하는 세민얼굴기형돕기회(www.smileforchildren.or.kr)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그는 “얼굴기형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힘들었는데 아마도 올해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앞으로 의사가 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삶을 살겠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SK그룹은 1일부터 8일까지 베트남 중부 빈딘 지역의 한 병원에서 얼굴기형 어린이 무료 수술 사업을 펼쳐 모두 200명에게 혜택을 줬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수술에는 30명의 한국 의료진이 참여했다. SK 대학생 자원봉사단인 ‘써니’도 동참했다.
이 사업은 1990년대 중반 베트남 정부의 호소에 SK텔레콤이 화답하면서 시작됐다. 베트남은 의료 수준이 낮고 보건의식이 약해 임신 중 약이나 음식을 잘못 먹어 선천적 기형을 안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았다.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부원장이 이끄는 세민얼굴기형돕기회와 SK텔레콤은 1996년부터 18년 동안 꾸준히 사업을 벌여 베트남 어린이 3200여 명의 삶을 바꿔줬다. 최근에는 어린이 사시(斜視) 환자 수술도 시작했다. SK가 의료진 파견 등에 지원한 금액은 지난해까지 총 24억5000만 원에 이른다.
SK그룹은 지난해까지 SK텔레콤이 해온 이 사업을 올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벌이기로 했다.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건설이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데다 SK네트웍스와 SK증권도 현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이에 걸맞은 사회공헌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그룹 측은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이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협력 차원으로 넓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그룹이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이 특히 얼굴기형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린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남과 다른 외모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정서가 비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조기 수술이 무척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베트남에서도 의료시설이 열악한 오지 어린이들에게 먼저 손길을 내밀고 있다. 봉사팀은 현지 의료기관에 수술 장비와 물품을 지원하고 한국 의료진의 앞선 기술과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지 의료진이 얼굴기형 수술을 직접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김재열 SK 동반성장위원장은 “SK는 ‘기업 시민’으로서 국내는 물론 외국 어린이들이 인재로 성장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