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 사무총장 “에너지 거물 총출동 E백년대계 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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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너지協 10월 대구총회 준비차 방한
1995년 도쿄 이후 아시아 첫 총회… 100여개국서 전문가 등 5000명 참석

“최근 에너지 시장이 대변혁을 겪고 있습니다.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전 중심의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한 거죠.”

크리스토프 프라이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사무총장(44·사진)은 올해 10월 13∼17일 대구에서 열릴 ‘2013 대구 WEC 총회’를 준비하고자 최근 방한해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WEC는 1923년 설립됐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함께 세계 3대 에너지 단체로 꼽힌다. 3년마다 열리는 WEC 총회에는 세계 ‘에너지 거물’들이 대거 참석한다. 격변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을 논의하는 자리여서 에너지업계의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이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주최하는 포럼)으로 불린다.

프라이 사무총장은 “선진국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비OECD 회원국으로 원전이 확산되면서 ‘원전 르네상스’라는 단어까지 나올 정도로 원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확산 속도가 느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산비가 석유의 절반도 안 되는 셰일가스(퇴적암인 셰일 층에 매장된 천연가스)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는 기술 개발의 어려움 등으로 여전히 상업화에 애를 먹고 있다”며 “대체에너지가 중요하지만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전의 발전 단가가 비교적 낮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중국과 인도 등 많은 나라가 원전 가동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원전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면 국민적 합의와 투명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원전의 안전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에너지 정책은 국가 정책의 질(質)과 경쟁력을 나타내는 요소”라며 “에너지 분야는 많게는 수조 원이 투입되고 발전소 가동 기간이 길게는 100여 년에 이르러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처럼 정권과 독립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단기적인 정책 결정에 개입하기보다는 국민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은 뒤 장기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는 것.

WEC 총회가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1995년 일본 도쿄 총회 이후 처음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과 인도 등의 에너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국제무대에서 아시아 국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아시아 국가도 에너지 현안에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래를 위한 내일의 행동’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2013 대구 WEC 총회’에는 100여 개국의 정부와 기업,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00여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확정된 연사만 해도 130여 명에 이른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세계에너지협의회#크리스토프 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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