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미국인으로 산 나치사령관 마이클 카콕, 회고록 썼다가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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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입국조차 할 수 없는 나치 전범이 60여 년간 미국 정부와 이웃을 속이고 자유로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우크라이나인 밀집지역에 사는 마이클 카콕(94·사진)은 1943년 나치 친위대 보안방첩부와 함께 우크라이나 자위대를 창설한 뒤 나치 친위대의 명령을 따르는 사령관으로 복무했다. 이 부대는 전쟁 중 폴란드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학살하고 마을을 불태우는 잔혹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나치 친위대의 갈라시아 부대 장교로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뒤 카콕이 몸담았던 조직에 있었던 사람들은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그러나 AP통신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그는 1949년 4월 14일 미국으로 이민할 당시 전쟁 기간 군 복무 경험이 없다고 속여 모두 7개 기관의 신원조회를 무사히 통과했다. 1959년에는 시민권까지 획득해 목수로 일하며 미국인으로 살았다.

그의 행적은 나치시대 전범기록을 수집해온 스티븐 앙키에 씨가 영국 국립도서관과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카콕이 1995년 출간한 회고록을 발견해 AP통신에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미국과 유럽의 제2차 세계대전 생존자들은 “나치 전범이 미국에서 자유롭게 산책하고 뒤뜰을 가꾸는 생활을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를 반드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나치사령관#마이클 카콕#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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