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아줌마, 홀몸노인들에 13년째 3만병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가족없는 어르신들의 딸이 되고 싶었죠”
송옥례씨 매달 200병 복지기관 전달… 장구-판소리 배워 5년째 공연기부도

13년간 매달 홀몸노인들에게 야쿠르트를 기부해온 ‘야쿠르트 아줌마’ 송옥례 씨(오른쪽). 한국야쿠르트 제공
13년간 매달 홀몸노인들에게 야쿠르트를 기부해온 ‘야쿠르트 아줌마’ 송옥례 씨(오른쪽). 한국야쿠르트 제공
“주민들에게는 상냥한 야쿠르트 아줌마로,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한 딸로 남고 싶어요.”

17년째 인천 남동구 용현5동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로 활동하고 있는 송옥례 씨(56)는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 인사다. 이 지역 주민인 송 씨는 매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용현5동 이웃에게 야쿠르트를 배달하고 있다. 그런 송 씨가 최근 13년간 매달 홀몸노인에게 야쿠르트를 기부해 온 것이 알려지면서 이웃 주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송 씨는 동네 인근에 위치한 홀몸노인 복지기관 ‘나눔의 집’에 매달 150원짜리 야쿠르트를 200개씩 기부해 왔다. 지금까지 송 씨가 기부한 야쿠르트 개수는 3만여 개에 이른다. 이런 사실은 송 씨가 매년 친절한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수여되는 ‘친절대상’을 받으며 주변에 조금씩 알려지게 됐다. 그는 “한 달에 3만 원밖에 안 되는 적은 액수인데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 씨의 나눔은 13년 전 지역 사회의 홀몸노인을 돕자고 동네 상인들과 뜻을 모으면서 시작됐다. 채소가게 주인들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송 씨는 야쿠르트를 기부 품목으로 정했다. 송 씨는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나눔을 실천하자는 정도의 약속이었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한 해 두 해가 지나고 어느덧 13년째 이르렀다”고 말했다.

송 씨의 선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5년 전부터 그는 지역 노인복지센터에서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공연을 하는 일종의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송 씨는 오후 5시 퇴근한 뒤에도 시간을 쪼개 장구와 판소리를 배웠다. 평소 뭐든지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는 송 씨는 최근에는 색소폰을 배워 공연을 다니면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송 씨는 “어르신들이 저의 연주를 들으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의 재능을 조금이나마 좋은 일에 쓸 수 있는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야쿠르트 아줌마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정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야쿠르트 아줌마#송옥례씨#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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