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성씨 “탈북-송환 실상 보고 ‘종북’ 생각 거두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소설 ‘두만강’ 출판기념회 “탈북 17년만에 北고발 작품 꿈이뤄”

“탈북 17년 만에 북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작품이 하나쯤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글을 쓰게 됐습니다. 북한을 맹종하는 한국 사람을 일깨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탈북자 장해성 씨(67·사진)는 27일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장편소설 ‘두만강’ 출판기념회에서 “탈북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도록 삶을 마련해준 대한민국과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설은 북한에서 체제 선전을 담당하던 탈북자가 북한의 비인간적 실상을 담아냈다. 의사 출신인 홍준석이 ‘말 반동’의 누명을 쓰고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 뒤 남겨진 두 딸 은영과 혜영이 겪는 고통을 묘사했다. 중국으로의 탈북, 국경수비대 체포와 송환, 노동단련대 생활과 재탈북 등 지금도 벌어지는 북한 현실이 390여 쪽의 책에 담겼다.

장 씨는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하고 조선중앙방송 기자와 체제 홍보용 드라마 작가로 20년간 일했다. 한국에는 1996년 입국했다. 지금은 탈북 문인들로 구성된 ‘망명 북한작가 펜(PEN)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김일성, 김정일에게 충성하라고 만들어진 김일성종합대 철학과를 졸업했지만 공부를 할수록 체제가 썩어가는 것을 느꼈고 결국 탈북까지 이어졌다”며 “김정일이 정권을 세습한 것으로도 모자라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우상화하는 걸 보고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탈북 김일성종합대 동문회’ 관계자들도 참석해 “앞으로 북한 3대 세습을 끊는 데 우리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2010년 4월 평양에서 처음으로 1000명 규모의 대중봉기가 일어나는 등 북한 내부 불안정이 심각한 상태다. 지난해 만들어진 동문회는 25명 규모로 장 씨를 비롯해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탈북자#소설두만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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