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에 총재 “北주민 영양상태, 예상보다 훨씬 악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고노에 국제적십자연맹 총재 방한… 류길재 장관에 인도적 대북지원 호소

“북한에서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는 주민들의 영양 상태 악화입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에서 만난 고노에 다다테루(近衛忠煇·사진)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하 연맹) 총재는 지금의 북한 사정을 이렇게 말했다.

연맹은 1993년 북한에 대표단을 설치한 뒤 의약품 지원을 비롯한 물 정화 사업, 홍수 예방을 위한 숲 조성 등 다양한 지원을 해 오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 활동하는 연맹 직원은 모두 18명이다.

고노에 총재는 “북한 주재 연맹 대표단의 보고 및 활동 상황 등을 듣고 연맹이 북한 주민의 영양 상태에 대해 우려를 갖게 됐다”며 “연맹 직원들이 조선적십자회를 도와 북한 영토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만나 북한 내 연맹의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 정부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 사업을 함께 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도 만나 한국 정부와 연맹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인도주의 지원 활동이 실질적으로 정치적인 상황과 분리되기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연맹은 순수한 인도주의 지원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1971년 한국을 처음 찾았다는 고노에 총재는 “한국에 올 때마다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이번에는 대한적십자사가 ‘희망풍차’ 사업을 통해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희망풍차는 대한적십자사가 지난해 9월 시작한 4대 취약 계층(노인 아동 다문화가정 북한이주민) 지원 사업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북한#고노에 다다테루#국제적십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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