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영웅馬’ 동상 미국에 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0일 03시 00분


경주마 출신 한국말 ‘레크리스’… 美 해병 소속돼 탄약-포탄 날라
정전후 미국 무공훈장 5개 받아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 관계자들이 18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 트라이앵글의 셈퍼 피델리스 기념공원에 6·25전쟁 참전 영웅마인 ‘레크리스’의 동상을 설치하고 있다. 헌정식은 26일 열린다. 미국 해병대유산재단 제공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 관계자들이 18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 트라이앵글의 셈퍼 피델리스 기념공원에 6·25전쟁 참전 영웅마인 ‘레크리스’의 동상을 설치하고 있다. 헌정식은 26일 열린다. 미국 해병대유산재단 제공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은 18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 트라이앵글의 셈퍼 피델리스 기념공원에서 6·25전쟁에 참전했던 말의 실물 크기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로버트 블랙먼 재단 이사장(중장)과 비영리재단 ‘날개 없는 천사들(Angels Without Wings)’의 로빈 허턴 대표, 6·25전쟁 참전용사 등이 참석했다.

등에 탄약으로 보이는 짐을 실은 채 언덕을 오르는 모습의 말의 이름은 ‘무모하다’는 의미의 레크리스(Reckless). 이 말은 실제로 6·25전쟁에 참전해 미 해병대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레크리스는 원래 암컷 한국말로 몽골말 계열이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아침해’라는 이름으로 서울 신설동 경마장을 달렸다. 전쟁이 나자 미군 해병에 팔려 탄약과 포탄 등을 나르는 임무를 맡았다.

특히 1953년 3월 경기 연천지역에서 벌어진 미 해병 1사단과 중국군 120사단의 ‘네바다전초전투’ 당시 닷새간 무려 51차례나 산을 오르내리며 탄약 등을 실어 날라 ‘영웅’으로 떠올랐다. 정전협정 뒤 미국으로 건너간 레크리스는 무공훈장 등 5개의 훈장을 받았으며 1959년에는 하사 계급장을 받아 미군 최초의 말 하사관이 되기도 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말#레크리스#6·25전쟁#동상 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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