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을연 ㈜명진화학 대표(45·사진)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그의 도금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다. 도금은 금속 표면에 다른 금속을 얇게 입히는 것. 중공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꼭 필요한 공정이다.
정 대표는 1986년 논산공고를 졸업하고 매형의 회사에서 도금 기술과 첫 인연을 맺었다. 33m²(약 10평) 남짓한 작은 공장에서 크롬 니켈 등을 도금해 군납용 금속제품을 만드는 일이었다. 일은 고되고 작업 환경도 열악했다. 그럼에도 “1등을 해서 성공하고 싶다”는 오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일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2000년 회사를 물려받은 정 대표는 ‘릴투릴(Reel to Reel)’이라는 자동화 라인을 직접 설계해 만들었다. 하루 3만 개 정도였던 생산량이 30만 개로 늘었다. 월 매출은 5000만 원에서 47억 원으로 성장했다. 공장 내에 직원을 위한 기숙사와 피트니스센터까지 만들었다.
시련도 많았다. 2011년 3월 공장에 불이 나 180억 원의 손실을 봤다. 2008년 설립한 개성공단 공장은 현재 가동이 중단됐다. 위기 때마다 정 대표는 직원들과 힘을 모아 해결했고 지금도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평생을 도금전문가로 살아온 정 대표를 7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정 대표는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한 번 미쳐야 성공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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