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알리는 ‘알프스 한복아가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9일 03시 00분


KB한국홍보 배낭여행 참가 이미소씨, 융프라우 등 40km 한복입고 트레킹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미소 씨(왼쪽)가 13일 만년설이 쌓인 스위스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 씨는 노랑 저고리와 다홍 치마를 입고 알프스산맥을 따라 나흘 동안 40여 km를 걸으며 한국을 알렸다. 이미소 씨 제공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미소 씨(왼쪽)가 13일 만년설이 쌓인 스위스 융프라우 전망대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밝게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 씨는 노랑 저고리와 다홍 치마를 입고 알프스산맥을 따라 나흘 동안 40여 km를 걸으며 한국을 알렸다. 이미소 씨 제공
“와, 기모노 색이 정말 예쁘네요. 같이 사진 찍을래요?” “기모노가 아니라 한복이랍니다.”

13일 스위스 알프스 산맥 융프라우 해발 3454m 지점. 노랑 저고리와 다홍치마를 입고 등에는 검은 여행용 배낭을 짊어진 젊은 한국인 여성이 한 프랑스 여성에게 한복에 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전통의상이지요. 노랑 저고리와 다홍치마는 결혼하지 않은 여자들이 입는 옷이에요.”

한국 홍보에 나선 ‘알프스 한복 아가씨’는 바로 계명대 광고홍보학과 4학년 이미소 씨(24). 이 씨는 10일부터 18일까지 또래 대학생 19명과 함께 스위스 배낭여행을 떠나 융프라우, 인터라켄, 체어마트 등 알프스 산맥 트레킹(걷기)을 하며 한복을 입고 총 40여 km를 걸었다. 운동화를 신긴 했지만 치마 한쪽을 손에 말아 쥔 채 걸음을 바삐 옮기는 이 씨의 모습은 영락없는 조선시대 여성. 이 씨는 트레킹 내내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관광객들은 이 씨에게 너도나도 함께 사진 찍기를 요청했고, 이 씨는 이들에게 한국에 관한 영문 홍보물을 건넸다. 다른 일행들도 세계 각지에서 온 등산객에게 한국에서 가져간 약과와 부채 등을 나눠줬다.

이 씨의 꿈은 광고 카피라이터다. 이 씨는 “여행 전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알릴 방법을 고심하다 한복이 눈길을 끌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적중했다”며 웃었다.

이 씨 일행의 배낭여행은 KB국민은행이 대학생들에게 해외에서 배낭여행을 하면서 한국을 알리자는 취지로 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락스타 챌린지’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5기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약 1000 대 1에 이를 정도. 생애 첫 해외여행을 스위스로 다녀온 박민호 씨(24·호서대 자동차공학과 3학년)는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로 바빠 배낭여행 할 시간도, 돈도 없었다”며 “알프스 산맥에서 한국을 홍보하며 여행을 하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락스타 챌린지 5기 대학생 20명이 16일 스위스 체어마트에서 만년설이 쌓인 산맥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 락스타 챌린지 5기 대학생 20명이 16일 스위스 체어마트에서 만년설이 쌓인 산맥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이 씨 일행은 스위스에서 만난 외국인 100명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것”에 관해 설문조사를 했다. 대세는 여전히 ‘싸이’(23표)였다. 뒤이어 ‘서울’(14표) ‘박지성’(10명) 순이었다. 반면 ‘한국을 모른다’(20명)거나 ‘특별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6명)고 답한 이들도 4명 중 한 명꼴이었다. 최동원 씨(27·한남대 영어교육과 3학년)는 “가수나 스포츠 스타 한 명이 외교관 100명 부럽지 않다는 걸 실감했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미지의 나라’인 것 같아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터라켄=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한복#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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