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71·사진)가 자신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호킹’에서 죽음 직전까지 갔던 상황을 털어놓았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영국에서 9월 20일부터 상영될 예정인 이 다큐멘터리에서 호킹 박사는 “1985년 스위스에서 폐렴이 악화돼 혼수상태에 빠져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했다”며 “의사들은 내게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 (첫 아내였던) 제인에게 생명유지 장치를 떼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인은 의료진의 제안을 거절하고 그를 영국 케임브리지로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호킹 박사는 고비를 넘겼지만 더이상 제대로 발음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그 몇 주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였다”며 “약물치료의 효과가 있었지만 목구멍을 절개해 말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당시 ‘시간의 짧은 역사’(국내 번역본은 ‘시간의 역사’)를 집필하던 중이었다. 위기를 넘긴 뒤 1988년 발표한 이 책은 40개 언어로 번역돼 10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그가 전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것도 이 책 덕분이었다.
호킹 박사가 앓고 있는 병은 뇌와 척수의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 없어지는 루게릭병. 이 병과 50년 동안 싸워온 그는 “하루하루가 마지막 날일 수도 있지만 일흔한 살인 지금도 매일 일하러 간다”며 “단 1분도 최대한 충만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올 9월 12일에는 그가 안면 근육을 움직여 한 글자씩 써내려간 자서전 ‘나의 짧은 역사(My Brief History)’가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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