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장증을 앓고 있는 신모 군(15)의 키는 지난해까지 138cm에 불과했다. 또래 평균보다 20cm, 머리 하나 이상 작았다. 키가 작다 보니 체력도 떨어졌고 좋아하는 운동도 마음껏 하기 어려웠다. 성장호르몬제를 맞으면 조금이라도 더 자랄 수 있다는 말에 병원을 찾았지만 문제는 치료비였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형편에 연간 1000만 원이 넘는 치료비는 꿈도 꾸기 어려웠다.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의료진은 LG복지재단에 신 군의 후원을 추천했고 신 군은 재단으로부터 1년 동안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을 지원받았다. 올해 신 군의 키는 149cm로 1년 만에 11cm 자랐다. 의료진은 신 군이 더 자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성장호르몬 치료를 1년간 더 지원하기로 했다.
LG복지재단은 31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신 군처럼 가정형편이 어려운 저신장 아동 133명에게 10억 원 상당의 성장호르몬제를 기증했다. 기증식에는 조준호 ㈜LG 사장, 정윤석 LG복지재단 전무 등 LG 관계자를 비롯해 저신장 아동 및 가족 등 총 150여 명이 참석했다.
1995년 시작된 LG복지재단의 ‘키다리 아저씨’ 사업은 올해로 19년째를 맞았다. 이제까지 845명의 저신장 아동이 58억 원 상당의 성장호르몬제를 지원받았다. 특히 올해 선발된 아동 가운데 36명은 지난해 1년 동안 지원을 받은 아이들로 추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지원 기간을 1년 연장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김용환 인턴기자 중국 베이징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