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비해 수당 많다” 조무제 前대법관 자진 삭감

재산공개 꼴찌했던 ‘딸깍발이’, 법원 조정위원 수당 절반 줄여

‘청빈 법관’으로 유명한 조무제 전 대법관(72·사진)이 최근 부산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으로 일하면서 받는 수당을 “하는 일에 비해 많다”며 자진해 절반으로 삭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조 전 대법관은 4월 위원으로 재위촉된 뒤 부산법원 관계자에게 “다른 위원보다 사건을 적게 처리하는데 비슷한 수당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수당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법원 측은 조 전 대법관이 처리하는 사건 수는 적지만 사건 난이도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많이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조 전 대법관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최근 처리하는 사건 수에 비례해 수당을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조 전 대법관이 받는 수당은 평소의 절반에 그쳤지만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법관은 2009년 설립된 부산법원조정센터의 센터장으로 취임해 첫 월급을 받은 뒤 “이만큼 받을 정도로 일하지 않았는데 예산을 함부로 쓴다”며 법원장에게 월급을 줄여달라고 요청했고 당시에도 월급 속에 포함된 수당을 일부 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대법관은 1993년 공직자 첫 재산공개 때 82.5m²(약 25평) 아파트 한 채와 부친 명의의 예금 등 6434만 원을 신고해 고위법관 103명 중 꼴찌를 차지했다. 1998년 대법관이 됐을 때도 재산 총액이 7200여만 원에 불과했다. 부산지역 출신인 그는 대법관으로 임명된 뒤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전세 보증금 2000만 원짜리 원룸에 거주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그는 2004년 대법관에서 퇴임하면서 변호사 개업이나 로펌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모교인 동아대 석좌교수로 강단에 섰다. 올해 3월에는 20년간 동아대에 발전기금 8000여만 원을 낸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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