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은행 송금중단은 사형선고… 소말리아 생명줄 끊지마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8일 03시 00분


난민출신 육상스타 모 패라 눈물 호소

“송금 중단은 소말리아 국민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영국 육상스타 모 패라 선수(30·사진)는 최근 영국 취재진 앞에서 이렇게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가 소말리아에 대한 송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소말리아 국민 60%가 국외 송금에 의지해 생계를 꾸리고 있다”며 “바클레이스는 소말리아의 생명줄을 위협하는 이번 결정을 철회하거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고 호소했다.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패라 선수는 8세 때 내전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왔다. 난민 출신이란 어려움을 딛고 육상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다. 성공을 거둔 뒤에는 ‘모 패라 재단’을 세우고 소말리아에 교육과 복지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고국 재건에 힘써 왔다.

지난해 9월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재건 의지를 다지던 소말리아는 송금 중단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에 당황하고 있다. 유일하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던 바클레이스은행은 8월 12일 이후 글로벌 송금업체 ‘다합실’과의 거래를 종료한다고 6월 중순에 밝혔다. 패라 선수를 포함한 소말리아의 국내외 지식인과 정치인들은 거래를 연장하거나 대안을 마련하라며 영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하산 셰흐 마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도 바클레이스 측에 서비스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영국#모 패라#송금 중단#바클레이스은행#소말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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