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비밀결사단체인 대한애국부인회의 재판 결과를 보도한 동아일보 1921년 2월 27일자. 박승일 선생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법원의 불합리한 판결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DB
‘대한애국부인회 여걸 4인방 94년 만에 빛을 보다.’
국가보훈처는 제68주년 광복절을 맞아 대한애국부인회에서 활약한 박승일(의학수습생), 이겸양(교사), 김성심(전도사), 김용복(은행원) 선생 등 여성 독립운동가 4명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1919년 11월 평안남도 평양 일대에서 활약한 비밀결사단체 대한애국부인회에 참여해 당시 화폐로 2400여 원(현재 가치로 약 2000만 원)에 달하는 군자금을 모아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보내는 등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 4명은 일제가 대대적인 검거에 나서면서 1920년 체포돼 옥고를 치러야 했다.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받았지만 2심에선 오히려 형이 2∼3년으로 높아졌다. 전국적인 독립만세운동을 확실하게 진압했다고 확신한 일제가 서북지역 3·1운동의 진원지인 평양에서 여성들에 의한 항일 비밀결사 조직이 생겨나자 향후 독립운동의 싹을 자르기 위해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1921년 2월 27일 동아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복심법원에는 아침부터 방청인이 많이 모여 대혼잡을 이뤘다. 재판장이 판결을 언도해도 피고인들은 태연자약한 태도로 조금도 변색함을 보이지 아니해 일반으로 하여금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보훈처는 일제의 각종 행형기록과 정보문서는 물론이고 동아일보 등 당시 신문기사를 정밀히 분석하고 적극적인 현지 조사를 벌여 여걸 4인방을 비롯한 207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새롭게 발굴했다. 독립유공자 207명에게는 15일 정부 주관으로 열리는 ‘광복 68주년 경축식’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다양한 기념식에서 건국훈장(독립장 1명, 애국장 34명, 애족장 94명), 건국포장(30명), 대통령표창(48명)이 수여된다. 207명 중 생존자는 없어서 유족들이 대신 수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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