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국 셰프, 味鄕 전주서 ‘한식 경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7일 03시 00분


■ ‘K-푸드 월드 페스티벌’ 현장
6개 대륙서 치열한 예선 거쳐 참가… 과제는 ‘갈비찜-모둠전 한상차림’
한국인 남편 둔 美로자 리씨 우승

외교통상부와 전북도 등이 공동으로 올해 처음 개최한 ‘K-푸드 월드 페스티벌’이 16일 전주 국제한식조리학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멕시코 출신 브라스 카스틸리오 씨(오른쪽)가 심사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전주=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외교통상부와 전북도 등이 공동으로 올해 처음 개최한 ‘K-푸드 월드 페스티벌’이 16일 전주 국제한식조리학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멕시코 출신 브라스 카스틸리오 씨(오른쪽)가 심사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전주=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한국인 장모님은 갈비찜에 소주를 넣어야 고기 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영국에서도 자주 요리해서 먹어요.”(영국 출신의 요리 칼럼니스트 조던 알렉산더 버크)

“드라마 ‘대장금’을 본 뒤 한국 요리를 배우고 싶었어요. 한국 요리는 속에 부담이 없고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이집트 출신 통역사 가다 야신·여)

16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한식국제학교 5층에 마련된 ‘K-푸드 월드 페스티벌’ 경연장. 6, 7월부터 예선을 거쳐 ‘한국 결선’에 오른 10개국 아마추어 및 프로 셰프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요리 경기를 벌였다. 이 행사는 외교통상부와 전북도, MBC가 한식의 맛과 멋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준비한 글로벌 한식 프로젝트. 한국 드라마, 케이팝(K-pop)에 이어 한식(K-food)이 한류 열풍을 이어 갈 차세대 주자라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프랑스 미국 벨기에 이집트 영국 일본 멕시코 중국 우즈베키스탄 호주 등 6개 대륙 10개국에서 모두 지역별 예선을 거쳤다. 우즈베크와 일본의 경우 4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행 티켓을 땄다. 뉴욕 예선에서는 교수, 디자이너, 요리학교 학생까지 다양한 직업군이 치열한 경쟁을 했다.

이들은 11일 한국에 도착한 뒤 5박 6일 동안 ‘맛의 고장’ 전주의 한옥마을 등에서 숙식하며 순창 고추장마을, 고창 만돌리 갯벌, 부안 개암사를 돌아봤다. 정혜정 전주한식국제학교장과 교사에게서 한식 교육을 받기도 했다.

이날 최종 결선에서 주어진 미션은 ‘갈비찜과 모둠전을 이용한 한상차림.’ 한국인의 전통 밥상인 밥과 국 반찬 이외 갈비찜과 모둠전을 자신들의 판단으로 꾸며 보라는 거였다. 멕시코 참가자는 갈비찜에 선인장을 넣어 향미를 더했고 고명으로 토르티야를 올려 양국의 조화를 시도했다. 한국인 남편을 둔 미국의 로자 가브리엘라 리 씨는 잣을 살짝 볶아 고소한 맛을 살렸고 대추를 곁들이는 센스를 발휘했다.

심사는 정 교장이 위원장을, 대한민국 음식 감독 1호 김수진, 롯데호텔 총주방장 이병우, 동아일보 이기진 차장 등 4명이 맡았다. 프랑스 정부가 인정한 최고 요리 명장 에리크 트로숑도 초청됐다.

한국 요리에 대한 외국인 요리사들의 이해도가 높았다는 게 중평이었다. 하지만 일부는 압력밥솥에 갈비를 너무 오래 익혀 살점과 뼈가 따로 분리됐는가 하면 칼집을 내지 않아 고기를 덜 익힌 이들도 있었다.

1만 달러 우승의 영광은 로자 리 씨(미국)에게 돌아갔다. 2위는 얀펑타오 씨(중국), 3위는 이스칸데르 칼리물린 씨(우즈베크). 외교통상부는 참가자 모두를 1년간 한식홍보대사로 임명하면서 “본국에서 한식 전도사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주=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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