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환 대표(왼쪽)를 비롯한 앱디스코 직원들이 자사의 모바일 리워드 광고 화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앱디스코는 광고수익을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모바일 리워드 광고’ 앱으로 지난해 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지난해 11월 어느 날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일대에서 노란 옷을 입은 한 떼의 청년들이 찬바람을 가르며 전단을 돌렸다. 이들은 모바일 앱 개발사 ‘앱디스코’ 직원들로 ‘인재 스카우트’ 작업 중이었다.
전단에는 ‘도약하는 스타트업인 앱디스코에 지금 바로 합류하세요! 로켓이 발사되면 탈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은 야후코리아 엔씨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업체 정문 앞에서 직원들에게 전단을 돌렸다. 해당 건물 경비원들은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며 제지했지만 이들의 열정을 말릴 수는 없었다.
이 시트콤 같은 장면을 이끈 앱디스코의 창업자 정수환 대표(28)는 사실 학생회 활동 등으로 전단 돌리기라면 일가견이 있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16일 서울 역삼동 앱디스코 본사에서 만난 그는 “벤처기업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인재 확보였다”며 “전단까지 활용해 좋은 사람 구하기에 나선 게 우리의 성공 비결”이라며 웃었다.
앱디스코는 최근 IT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 8월 설립 당시에는 직원이 정 대표 혼자뿐이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150여 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150억 원이다.
앱디스코는 ‘모바일 리워드 광고’라는 신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리워드 광고’는 말 그대로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자들이 광고를 보면 그 수익을 돌려주는(리워드) 방식의 광고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휴대전화 잠금 화면을 광고로 설정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을 깔고 광고주가 내는 퀴즈를 맞히면 많게는 월 3만 원가량을 벌 수 있다. 이런 새로운 광고기법 덕분에 CJ, 현대·기아자동차, 게임빌, 컴투스 등이 광고주가 돼 앱디스코와 손을 잡았다.
더욱 놀라운 건 직원들의 면면이다. 외국 명문대 출신, 대기업 출신, 외국인 직원이 수두룩하다. 미국 코넬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중국 베이징대 출신을 비롯해 구글 네이버 엔씨소프트 넥슨 SK텔레콤 KT LG전자 팬택에서 온 직원도 있다. 외국인 직원들의 출신국은 스페인 태국 파키스탄 프랑스 이란 미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양하다.
정 대표는 “앱디스코를 창업하기 전 두 번의 창업 실패를 경험하며 ‘사람’과 ‘신시장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엔 전문 인력이라고 할 만한 직원이 없다 보니 사업 추진이 잘 안 돼 사활을 걸고 사람을 찾았다”며 “한 번 좋은 분들을 모시고 나니 그분들을 통해 또 좋은 직원들을 소개받아 지금의 진용을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번도 연봉이나 복지 혜택을 내세워 인재를 영입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 대신 그는 앱디스코가 도전하는 시장의 성장성과 글로벌 넘버원이 되고야 말겠다는 의지, 젊은 벤처문화가 매력 요소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해외시장은 한국의 2년 전 수준과 비슷해서 치고 나갈 여지가 많다”며 “우리의 목표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이라고 말했다. 앱디스코는 현재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스페인 등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습니다. 리워드 광고는 이용자와 함께 수익을 나누는 방식인 만큼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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