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우경화 정책으로 5월 말로 예정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무기 연기되는 등 ‘협력이 없는’ 3국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이어서 3국 간 협력을 위해 2011년 9월 출발한 ‘한중일 협력사무국(TCS)’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와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TCS 사무실에서 이취임하는 사무총장을 공동 인터뷰했다.
신봉길 초대 사무총장(58)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TCS를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3국의 희망”이라며 “지금 같은 냉각기일수록 ‘3국 소통 기구’로서 TCS의 존재 의미는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와타니 시게오(岩谷滋雄·63) 신임 사무총장은 “역사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접근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신중함을 보이면서도 “한중일 모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어니스트 브로커(성실한 조정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타니 총장은 우선 무기한 연기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도 현재 20여 명에서 30여 명으로 증원할 방침이다. 이와타니 총장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3국이 서로에게 가진 편견을 극복하는 ‘밑바닥 노력’부터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 4개 정도 프로젝트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35년간의 외교관 생활 중 중국(7년)과 일본(3년)에서 10년여를 보낸 ‘동북아 전문가’인 신 전 총장은 1일부터는 외교부에서 ‘동북아 협력대사’로 근무한다. 그는 최근 2년간 ‘맨 땅’에서 사무국을 일구면서 ‘유럽통합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장 모네의 회고록을 종종 읽었다. 유럽통합이 진전되면서 10여 명으로 출발한 유럽연합(EU) 사무국 직원이 현재 3300명으로 늘어난 것처럼 TCS가 동북아 협력과 통합의 구심점이 될 것을 기대한 것이다.
신 전 총장은 “한일, 중-일 사이에 갈등도 있지만 3국은 재무 환경 에너지 등 18개 분야에 장관급 협의체가 있고,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시작됐으며 100여 개 정부 간 공동 협력 사업이 있을 만큼 교류의 큰 흐름이 있다”고 앞으로의 3국 협력에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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