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실거리는 상어와 독성 해파리 떼, 거센 파도와 빠른 물살로 인간의 맨몸 수영 종단을 용납하지 않았던 미국 플로리다 해협이 마침내 한 여인에게 ‘꿈의 기록’을 허락했다. 52시간 54분 18.6초 동안 110마일(약 177km)을 헤엄친 여인의 나이는 놀랍게도 환갑을 훌쩍 넘긴 64세였다.
외신은 미국 장거리 수영선수 출신인 다이애나 나이어드 씨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오전 9시 쿠바 아바나 헤밍웨이 계류장을 떠나 2일 오후 2시경 플로리다 키웨스트 해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을 트위터에 남겼다.
온몸이 퉁퉁 불은 채 해변에 도착한 나이어드 씨는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포기하지 말아야 하며 꿈에 도전하기엔 절대 늙은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나이어드 씨는 1978년 처음으로 플로리다 해협 종단을 시도한 이후 다섯 번째 도전 만에 목표를 이뤘다. 네 차례의 실패는 해파리 떼와 조류, 폭풍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해파리를 이기기 위해 특수 장갑과 양말을 준비했다. 밤이면 수면 위에 떠오르는 해파리 떼를 피해 특수 실리콘 마스크를 썼다. 이 때문에 수영 시간이 더 길어졌다. 40분에 한 번씩 물 위에서 계란 스크램블과 파스타 등 음식을 먹었다. 그의 기록 달성을 돕기 위해 35명으로 만들어진 팀이 여러 척의 배를 타고 함께 나섰다. 이들은 상어를 쫓기 위해 미세한 전류를 물에 흘려보냈고 방향을 인도하기도 했다.
나이어드 씨는 1975년 뉴욕 맨해튼 주변 45km를 8시간 만에 헤엄쳐 주목 받았고, 1979년 바하마에서 플로리다까지 102마일(약 164km)을 27시간 반 만에 건넜다. 2011년 재도전하기 전까지는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의 해설자와 리포터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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