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왔다 싶으면 지독하게 매달렸습니다. 항공화물 시장에 뛰어든 것도 기회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2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만난 박용광 에어인천 대표이사 사장(46)은 “인천공항과 동아시아 주변국 공항을 연결하는 항공화물의 틈새시장을 새로운 기회로 봤다”고 말했다. 아직은 이름이 낯선 에어인천은 인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지난해 2월 출범한 국내 1호 화물 전용 저비용항공사(LCC)다. 올해 3월부터 인천∼사할린과 인천∼도쿄 노선에 비행기를 투입해 월평균 360t의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박 사장이 항공사업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1990년대 초 여행사에서 근무할 당시 사할린 교포의 한국 방문 일정을 짜면서 러시아 항공시장의 가능성을 알게 됐다. 이후 현지 항공사인 사할린항공과 접촉해 한국에 화물 및 여객 총판 대리점을 차렸다. 박 사장은 “에어인천 출범 전 5년 동안 사할린항공의 화물 운송 영업을 대행하면서 인천을 중심으로 한 항공화물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에어인천을 바라보는 항공업계의 평가가 아직 호의적이지는 않다. “항공기가 한 대뿐이라니 흥미롭다”거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에어인천이 직원 50명에 B737-400여객기를 개조한 화물기 한 대만 갖고 있는 미니 항공사이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세간의 평가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는 “현재 매출 규모로만 따지면 솔직히 미미한 수준이다”라면서도 “회사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이달 말 항공기가 한 대 더 도입되면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인천은 중국 부정기선 취항과 함께 인천∼러시아 하바롭스크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사할린 노선 화물은 미국이나 유럽 회사가 사할린 유전에 보내는 기계, 장비가 대부분이다. 박 사장은 “기계 등 대형 화물이 사할린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배를 이용하는 게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었지만 에어인천이 노선을 만들면서 해외 수요를 인천으로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인천공항이 없었다면 에어인천도 없었을 것”이라며 “인천의 지리적 경쟁력을 발판 삼아 취항 노선을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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