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짓말로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12년 동안 무려 88만6000달러(약 9억6900만 원)의 보수를 받아온 미국 환경보호국(EPA) 관리가 체포됐다. 정부 인사가 비밀요원을 사칭하며 정부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5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EPA의 선임정책고문인 존 빌 씨(64)는 2000년부터 일을 하지 않고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등에 장기 체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국장이 이유를 물으면 “나는 CIA를 비롯한 정보기관에서 1급 기밀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말에 EPA의 어느 누구도 빌 씨의 여행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렇게 12년 동안 빌 씨는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프린스턴대 석사 출신인 빌 씨는 대기 및 방사능 관련 업무를 맡고 있지만 관련 업무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월급은 물론이고 인센티브와 보너스까지 꼬박꼬박 챙겼다. 연봉도 꾸준히 올라 2013년 16만4700달러에 이르렀다. 동료들은 빌 씨가 항상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며 다녔다고 말했다. 빌 씨는 결국 재판에 회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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