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르완다에 4G 통신망 구축, 개도국 발전 모델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3일 03시 00분


■ 뉴욕 브로드밴드위원회 참석한 KT 이석채 회장

이석채 KT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뉴욕 맨해튼 예일클럽에서 열린 브로드밴드위원회 8차 회의에 참석해 KT의 르완다 진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KT 제공
이석채 KT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뉴욕 맨해튼 예일클럽에서 열린 브로드밴드위원회 8차 회의에 참석해 KT의 르완다 진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르완다에 구축할 예정인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가 유엔으로부터 ‘우수 개발도상국(개도국) 사회발전모델’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21일 미국 뉴욕 맨해튼 예일클럽에서 열린 브로드밴드위원회 8차 회의에 참석해 르완다 진출 사례를 발표했다.

KT에 따르면 KT는 르완다 정부와 합작 회사를 설립해 3년 내에 4G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KT는 1500억 원을 합작사에 투자하고 르완다 정부는 25년간 주파수 독점사용권을 주는 대신 르완다 현지의 통신 민간업체들은 일정 금액을 내고 이 망을 빌려서 사용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현지 민간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민관합작사를 만들고 통신망을 구축한 뒤 망을 빌려주고 임차료를 받는 것으로 세계 통신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날 발표는 브로드밴드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공식 발표 전날 이 회장을 만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 같은 개도국 지원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 회장은 발표 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국가 등 개도국들이 초고속 통신망을 깔아 발전의 기회로 삼으려고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개도국의 사회 발전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수익을 올리는 형태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새로운 모델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미 다른 나라들과도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한국의 개발 경험에 관심이 많아 우리의 제안을 쉽게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로 많은 중장년층이 숨진 르완다는 국민 평균 연령이 19세일 정도로 젊은 국가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 원수들도 ‘르완다 모델’에 관심을 보여 KT는 10월 말에 르완다 정부와 함께 ‘아프리카 변화를 위한 서밋’을 개최한다. 아프리카 10여 개국 정부 수반과 정보기술업체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KT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정부시스템과 농업 교육 발전에 실제 필요로 하는 정보기술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브로드밴드위원회는 반 총장이 인류 빈곤 퇴치를 위해 2기 역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새천년개발목표(MDG)와 관련해 정보통신기술(ICT)로 개도국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됐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유네스코가 공동으로 세웠으며 한국 민간업체 인사로는 처음으로 이 회장이 51명의 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선임됐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이동통신 서비스#브로드밴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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