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른 보리(57·스웨덴)는 윔블던 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5년 연속(1976∼1980년) 우승을 차지한 슈퍼스타였다. 그러나 요즘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보리를 찾아보면 북한이나 평양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이 선수의 이름을 딴 속옷회사 때문이다. 보리가 스웨덴에 세운(현재는 손을 뗀 상태) 이 회사는 서양 축제인 핼러윈데이(31일)를 앞두고 ‘대량 유혹 무기(weapons of mass seduction)’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 누리꾼을 대상으로 인터넷(thedrop.bjornborg.com)에서 인기투표를 한 뒤 가장 표를 많이 받은 곳 하늘에서 31일 속옷 450벌을 투하하는 행사다.
10일 현재 투표 선두는 단연 평양이다. 평양이 2만 표를 넘게 받는 동안 2위 스웨덴 샬메르스공대는 874표밖에 못 받았다. 샬메르스공대는 젊은 남성이 많은 유명 대학이다. 3위 역시 스웨덴 청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좌파당(V) 당사다.
이 회사 페르닐라 요한손 국제홍보 담당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에 속옷을 보내는 게 정말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물론 지금 방식으로는 곤란하다. 그러나 한국 누리꾼들이 평화의 상징으로 북한에 우리 제품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북한에 ‘사랑과 유혹(love and seduction·이번 행사 캐치프레이즈)’을 전달할 수 있는 길을 꼭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기자는 “올해 두 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전직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제품을 전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스웨덴은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며 유엔군 측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회원국으로 남북한 정전 상태를 감독하고 있다.
한편 이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사이트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이 투표를 통해 ‘동해’라는 글자를 새겨 넣어 ‘일본해’라는 글자를 가렸다. 특정 지역에 투표를 할 때마다 해당 지역에 분홍색 점이 생기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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