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르 다간 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사진)은 15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북한은 시리아에 원자로 건설을 지원하고,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제공하는 등 중동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헤즈볼라를 비롯한 무장단체도 인근 중동 국가에서 무기를 공급받지만 그 원산지는 북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간 전 국장은 세계적인 정보기관인 이스라엘 모사드를 2002∼2010년 이끌었고, 2007년 북한과의 핵 협력이 의심되던 시리아의 알키바르 원자로 폭격을 주도했다.
그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위해 보유한 원심분리기도 처음에는 파키스탄의 ‘칸 네트워크’로부터 협력을 받았지만 나중에는 북한의 도움이 있었다”며 “확인된 이란의 원심분리기가 2만 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영변에 건설했다고 공개한 원심분리기의 10배 규모다. 이를 완전가동하면 연간 5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이란을 도울 정도면 북한은 마레이징강(鋼) 등 원심분리기용 특수자재와 기술을 확보했고 북한 내부에도 다수의 비밀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을 것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추정했다. 다간 전 국장은 “첩보기관이 파악한 이란의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를 최대 5만2000개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으나 구체적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이란이 하산 로하니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과 해빙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과 관련해 다간 전 국장은 “대(對)이란 제재로 경제 문제가 심각해졌기 때문이지, 실제 핵개발을 포기할 의사는 없으므로 압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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