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부부 합동결혼식에서 뒤늦은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이 결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H 제공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뒤편의 넓은 잔디운동장에 검은 턱시도와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부부 15쌍이 나란히 섰다. LH 전세임대 주택에 사는 다문화가정 부부가 뒤늦은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멀리 폴란드부터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에서 온 외국인 신랑 신부의 부모들도 한국 땅을 처음 찾아 흐뭇하게 이들을 지켜봤다. 폴란드 출신의 신랑 토마스 드르가스 씨(31)는 “부모님께 아들 결혼식도, 손주 얼굴도 못 보여드려 항상 죄송스러웠는데 LH 덕분에 두 가지 소원을 이뤄 기쁘다”며 웃었다.
LH는 전세임대 주택에 사는 다문화가정 부부 15쌍을 선정해 합동결혼식을 열었다고 16일 밝혔다. LH는 이 부부들에게 야외 결혼식장부터 예물, 예복, 피로연까지 결혼식에 필요한 일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2박 3일간의 제주도 신혼여행을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다문화가정 외국인 배우자의 부모까지 초청해 신혼여행에 함께 가도록 지원했다.
LH는 2004년부터 매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임대주택에 사는 다문화가정, 새터민 부부를 선정해 합동결혼식을 올려주고 있다. ‘행복한 동행’이라고 이름 붙인 이 행사를 통해 지금까지 총 120쌍의 부부가 뒤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 주례를 맡은 이재영 LH 사장은 “타국 생활로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한 부모와의 만남이 이뤄져 기쁘다”며 “앞으로도 LH는 단순히 집만 짓고 도시를 건설하는 공기업이 아니라 입주민들의 행복과 사랑까지도 책임지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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