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장교를 전역하고 입사한 회사에서 제게 맡겨진 일은 서류 전달 등 온갖 잡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내가 왜 이런 걸 해야 하지’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회사의 중요한 서류를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달라지더라고요. 시작부터 화려한 성공은 없습니다.”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58·사진)은 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의 해군사관학교를 찾아 ‘꿈을 향한 간절함’을 강조했다. 삼성그룹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열정락(樂)서’의 강연자로 나선 자리였다. 무대에 오른 김 사장이 자신이 해군 학사장교 출신이라는 사실을 전하자 생도 대표는 즉석에서 거수경례를 했다. 김 사장은 꼿꼿이 편 오른손을 눈썹에 붙이며 “필승”으로 응답했다.
김 사장에게 꿈을 향한 간절함의 바탕이 됐던 것은 ‘독기’였다. 그는 어린 시절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시에서 모두 낙방한 경험을 소개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2차 지원으로 들어간 뒤 ‘나는 2차 인생인가’라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호연지기를 강조하며 강해지라고 독려했다. 김 사장의 독기는 해군에 있는 동안 가장 크게 길러졌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일주일 동안 잠을 안 자는 지옥 훈련과 오물 가득한 시궁창을 뒹구는 훈련을 견디며 강해졌다”고 말했다. ‘성공하겠다’는 간절함은 자신을 향한 채찍질이다. 김 사장은 15년째 매일 아침 1시간씩 영어 공부를 한다. 또한 틈날 때마다 자택 인근 독서실을 찾아 각종 보고서와 책을 본다.
“먼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목적지가 안 보입니다. 그래도 간절함으로 계속 나가면 어느새 그곳에 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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