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90년대 영화제작 및 극장업자로서 영화계의 막후 실력자였던 곽정환 서울극장 회장(사진)이 8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3세.
평안남도 용강군 출신인 고인은 1959년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합동영화사를 설립했다. 합동영화사는 이만희 감독의 ‘협박자’, 이두용 감독의 ‘홍의장군’, 유현목 감독의 ‘사람의 아들’, 신상옥 감독의 ‘증발’ 등 100여 편을 제작하며 국내 대표 감독들과 함께했다. 고인은 ‘야간비행’ ‘이중섭’ ‘가고파’ ‘이브의 체험’ 등의 감독도 맡았다.
고인은 1990년대 말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와 롯데시네마 등이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극장업을 주도했다. 1979년 개관한 서울극장은 단성사와 더불어 국내 대표 극장이었다. 고인은 서울 중앙시네마타운과 이화예술극장, 부산 제일극장 등을 소유해 한때 전국 최대 극장체인을 구축했다. 1990년대에는 강우석 시네마서비스 대표, 신철 신씨네 대표 등 젊은 제작자들의 영화에 투자해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때 나온 영화들이 ‘편지’ ‘약속’ ‘투캅스2’ ‘초록물고기’ 등이다. 김종원 영화평론가협회 상임고문은 “곽 회장은 한국 영화계의 충무로 시대를 대표하는 제작자”라고 평가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배우 고은아(본명 이경희·서울극장 사장) 씨와 승남(서울극장 부사장) 인숙 승경 씨 등 1남 2녀, 사위 노성우(재미) 백대현 씨(동부라이텍 기획팀장)가 있다. 서울 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가 처남이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발인은 11일 오전 6시 반. 02-2072-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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