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CSR)이 비즈니스보다 훨씬 창조적이어야 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기부’에 그치는 현재의 선심성 사회공헌 대신 진정성과 전략을 갖춘 사회공헌 체계가 잡혀야 합니다.”
11일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사진)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홈플러스 e파란재단’ 집무실에서 만났다. 유통업계 최장수 CEO였던 이 회장은 올해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회장 직함을 유지하면서 e파란재단의 이사장, 테스코 그룹의 경영 자문을 맡고 있다. 그가 협회장을 맡고 있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는 12일부터 이틀 동안 윤리준법경영인학회(ECOA)와 함께 서울 광진구 광장구 워커힐 호텔에서 ‘글로벌 CSR 콘퍼런스 2013’을 연다.
이 회장은 “은행가들의 탐욕으로 위기를 맞은 신자유주의는 이제 ‘의식 있는 시장경제’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공정 거래와 의식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 이 시대의 핵심 가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전략이나 진정성 없이 자금력을 동원한 기부 등 단순한 차원의 사회공헌에 머물렀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홈플러스의 ‘어린 생명 살리기 캠페인’을 참고할 만한 사회공헌의 예로 들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고객이 캠페인 상품을 구매하면 홈플러스와 협력사가 각각 매출 1%씩, 최대 2%를 기부해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기업의 특성을 살려 가장 잘할 수 있는 형태의 사회공헌을 개발하는 것이 ‘의식 있는 사회공헌’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 재래시장을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지 효과 없는 규제만 계속해선 곤란하다”며 “특히 변종 대기업슈퍼마켓(SSM) 논란의 경우에도 상품공급력, 운영 노하우 없는 소상공인의 처지에서 진짜 뭐가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하락에 대해선 “미래 유통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까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지만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수시로 바뀌는 단기 성과에는 급급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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