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연구 덕분에 10년 안에 암을 조기 진단하고, 맞춤형 항암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인간유전체연구소의 에릭 그린 소장(54·사진)은 1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전체 연구 권위자인 그린 소장은 서울대 의대 초청 석학 강연을 위해 10일 방한했다.
그는 “유전체 연구는 2000년 6월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통해 인간의 모든 염기서열을 밝혀내면서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며 “지금은 일부 유방암 및 폐암 환자에게만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지만 10년 후엔 유방암, 폐암뿐 아니라 간암, 대장암 등 대부분의 암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맞춤형 항암치료란 환자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효과적인 항암 치료제만 골라 사용하는 것이다.
그린 소장은 “맞춤형 치료 덕분에 항암제의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들이 좀 더 자유로워지고 생존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유전체 연구는 10년 안에 과학에서 의학의 영역으로 넘어올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본인의 유전자정보를 토대로 정밀 맞춤형 치료를 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6월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며 이목을 끌었던 ‘인간 유전자는 특허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미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위대한 결정(Great Decision)이었다”며 “인류를 위한 유전자 연구에 개인과 기업의 이익을 위한 특허 같은 장애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특허를 기업이 소유하면 다른 과학자들이 접근하기가 어려워 연구가 저해되기 때문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