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베이컨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
역대 최고가 뭉크의 ‘절규’ 경매기록 넘어서
영국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의 유화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Three Studies of Lucian Freud)’가 미술품 경매 최고액을 갈아 치웠다.
12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 작품은 경매 시작 6분 만에 1억4240만 달러(약 1528억 원)에 낙찰됐다.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크리스티 측은 낙찰가액을 8500만 달러로 예상했지만 응찰이 몰려 훨씬 높은 가격에 팔렸다. 그림 세 점이 한 벌로 팔린 것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팔린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The Scream·1895년 작)가 세웠던 단일 거래에서 기록한 1억1990만 달러를 1년 반 만에 경신한 것이다.
1969년 작인 베이컨의 이 작품은 그의 친구이자 화가로서 라이벌이었던 루치안 프로이트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린 세 폭짜리 회화 작품이다. 루치안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다.
크리스티 측은 “20세기 표현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프랜시스 베이컨과 루치안 프로이트) 두 거장의 창조적이고 감정적인 연대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경매 설명서에서 밝혔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지로 뿔뿔이 흩어졌다가 한 로마 수집가에 의해 하나로 모아졌다.
또 이날 경매에서는 미국의 팝아트 거장 제프 쿤스가 만든 오렌지색 3m짜리 대형 조형물 ‘풍선 개(Balloon Dog)’가 5840만 달러에 팔려 생존 작가 작품 경매가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코카콜라(3)’도 5730만 달러에 낙찰됐다.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12일부터 2주간 뉴욕에서 펼치는 가을 경매시즌에 벌써부터 부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컨의 작품을 포함해 크리스티 측은 이날 경매에서 6억9160만 달러의 예술품을 팔아 5월에 세웠던 4억9500만 달러 수입 기록을 또다시 갈아 치웠다.
이번에 나오는 걸작품 중에는 앤디 워홀의 ‘실버 카 크래시(이중 재난)’도 포함됐다. 소더비 예상 낙찰가는 8000만 달러 이상이어서 베이컨의 최고 낙찰액을 다시 한번 바꿀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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