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는 교육을 통해 욕설 등 오염된 말버릇은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다른 사람을 관용하지 않고 오로지 경쟁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심보선 경희사이버대 교수)
26일 오전 9시 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대통합위원회 ‘말 문화 개선 토론회’에서는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막말과 욕설을 없애는 방안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오갔다. ‘말(언어), 통합과 신뢰의 사회자본’을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이 대표는 △인터넷 언어폭력 △청소년의 습관적 욕설 △방송의 막말 경쟁 △정치인의 부적절한 말 △어려운 공공언어를 5가지 병리현상으로 규정했다. 이어 “사회·문화단체와 학부모단체 등이 범국민연합기구를 만들어 말 문화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 교수는 “잘못된 말 문화를 계몽적 방식으로 고치려 하지 말고 평등과 자율을 강조하는 시민교육과 대안문화를 통해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명희 중앙대 교수는 “청소년의 안 좋은 말버릇은 기성세대들이 오랫동안 방치한 결과”라며 “아이들이 욕설이 나쁘다는 사실을 스스로의 언행을 촬영한 영상을 통해 깨닫게 하고, 교사를 존중하는 문화도 함께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개선방안도 논의됐다. 이호은 청운대 교수는 “시민단체가 사회지도층의 언어를 감시하고 막말에 대한 엄격한 평가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동훈 고려대 교수는 “공공연구기관이 막말뿐 아니라 정치인의 주장이 사실과 부합하는지를 따지는 ‘팩트체킹’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동아일보 정치부 최창봉 기자도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의 발언 논란을 의식한 듯 “정치인 막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최근엔) 법관, 종교인이 무심코 던진 막말 한마디가 국민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통합위는 다음 달 정부부처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범국민연합을 결성하고 말 문화 개선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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