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현 포스코) 제1고로의 설계 및 건설을 주도한 재일동포 공학자 김철우 씨(사진)가 7일 일본에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26년 일본 시즈오카(靜岡) 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공업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도쿄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대 연구교수로 재직하던 1968년 포철 기술고문으로 위촉된 데 이어 1971년 박태준 당시 포철 사장의 요청을 받고 포철에 입사해 건설본부장으로 일했다. 일본 인맥을 동원해 포항제철에 기술을 지원하게 함으로써 한국 철강산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고인은 포항제철 완공 직전인 1973년 3월 간첩죄로 체포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6년 6개월간 복역했다. 동생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북한 공작원의 말에 속아 1970년 북한에 다녀온 게 문제가 됐다. 1979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 이듬해 사면과 함께 포항제철에 복귀해 1989년까지 부사장 대우로 근무했다. 지난해 12월 재심에서 간첩 혐의가 고문 수사로 날조된 것이라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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