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크리스마스를 나흘 앞둔 2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밤비노 제수 어린이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위문하고 ‘희망’을 선물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어린이들은 “병에 걸리지 않게 해 주세요”, “주사를 맞지 않게 해 주세요” 등 소원을 적은 바구니를 교황에게 건넸다. 이에 교황은 어린 환자들에게 “여러분의 소원을 그 누구보다 잘 아시는 예수님께 (이 바구니를) 맡기자”고 답했다. 교황은 이날 3시간가량 병원에 머물며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잠깐의 사진촬영만 허용한 뒤 사진사들을 내보내기도 했다.
1958년 크리스마스 때 교황 요한 23세(재위 1958∼1963)가 이 병원을 찾은 이후 후임 교황들은 연말마다 이곳을 찾았다. 즉위 후 첫 크리스마스를 맞는 교황은 이날 바티칸 내부의 사제와 직원들에게 “자신의 일에 소명의식을 갖고 교회를 위해 헌신해 달라”라는 내용의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클레멘타인 홀에 모인 바티칸 행정기구 ‘큐리아’ 소속 추기경과 사제, 직원들에게 “교회는 자신의 일을 정확하고 헌신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 뒤 “전 세계 교회와 사제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태도가 없으면 현재의 바티칸 행정기구 조직은 성령이 하는 일을 방해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비대하고 관료주의적인 곳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올해 3월 즉위 이후 바티칸 행정조직 개혁을 추진 중인 교황이 개혁과 관련한 핵심 원칙을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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