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크리스티나 공주 돈세탁 혐의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9일 03시 00분


남편 공금횡령 가담여부 조사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의 막내딸인 크리스티나 공주(48·사진)가 돈세탁 혐의로 법원에 출두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스페인의 팔마데마요르카 법원은 7일(현지 시간) 크리스티나 공주에게 3월 8일 법원에 나오라고 명령했다. 호세 카스트로 판사는 이날 “돈세탁과 세금 탈루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크리스티나 공주를 소환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나 공주는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남편 이냐키 우르단가린 공작의 공금 횡령 혐의에 가담했는지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우르단가린 공작은 지난해 비영리 법인인 누스연구소를 통해 600만 유로(약 87억 원) 규모의 공금을 유용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혐의를 부인한 그는 기소되지 않았다.

우르단가린 공작은 자신의 사업이 크리스티나 공주 및 스페인 왕실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크리스티나 공주는 누스연구소 이사회의 일원인 데다 부동산회사인 아이준을 남편과 공동 소유하고 있어 돈세탁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1975년 프랑코 총통 사후 즉위한 카를로스 국왕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를로스 국왕은 경제위기에 빠졌던 2012년 아프리카 보츠와나로 호화 코끼리 사냥여행을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공주의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스페인 왕실의 인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하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조사에서 국왕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년 대비 9%포인트 하락한 41%로 집계됐다. 카를로스 국왕이 펠리페 알폰소 왕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퇴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17%포인트 늘어난 62%에 이르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크리스티나 공주#스페인#돈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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