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의 느낌, 피자에 담았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6일 03시 00분


솔리드 前 멤버 김조한씨 피자집 사장으로 변신

손수 피자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는 김조한 씨. 장승윤 기자tomato99@donga.com
손수 피자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는 김조한 씨. 장승윤 기자tomato99@donga.com
“음악과 요리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와 닿지 않나요. ‘솔(soul) 충만한 피자’를 만들어 손님들한테 기쁨과 위안을 주고 싶어요.”

1990년대 한국 가요계에 본격적으로 리듬앤드블루스(R&B)를 선보인 그룹 솔리드의 전 멤버 김조한 씨(41)의 얘기다. ‘솔 대디’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피자 가게를 열며 피자집 사장으로 변신했다.

“누나가 셋이나 있어요. 여자가 많은 집에서 자라서인지 어릴 적 꿈이 셰프(요리사)일 정도로 요리를 좋아했어요. 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에도 작은 식당에서 일하면서 샌드위치와 피자를 많이 만들었고요.”

1993년 솔리드로 데뷔한 그는 ‘이 밤의 끝을 잡고’ ‘천생연분’ 등으로 현재의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1997년 솔리드가 공식 해체된 뒤에도 음악 활동을 이어갔지만 기대만큼 인기를 못 끌었다. 이런 그에게 힘이 되어준 건 역시 요리였다.

“요리에 몰입하며 허기진 마음을 달랬어요. 요리와 음악은 감성을 전달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잖아요. 음악은 귀로 듣고 몸으로 리듬을 타면서 가슴으로 느끼죠. 요리도 혀로 맛보고 향을 음미하고 머리를 비우고…. 그냥 즐기면 되죠.”

그의 피자집은 ‘원하는 피자를 만들어 드세요(Build Your Own Pizza)’라는 모토를 내걸고 ‘나만의 피자’를 판다. 주문대 앞에 시금치와 가지, 호박, 토마토, 루콜라 등 20여 가지의 재료가 담긴 그릇을 놓고 손님이 원하는 토핑을 얹어 즉석에서 피자를 만든다.

김 씨는 느끼한 피자보다는 담백한 피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대개의 피자는 재료와 치즈가 뒤범벅되어 있어요. 주인공인 재료가 ‘피자 이불’에 파묻혀 보이지도 않을 정도예요. 잘 익은 김치 하나로 맛있는 김치찌개를 끓일 수 있는 것처럼, 좋은 피자는 몇 가지 좋은 재료만으로도 만들 수 있답니다.”

음악을 업(業)으로 삼은 지 올해로 만 20년이 된 그는 “음악을 할수록 더하기보다는 빼기에 신경 쓰게 된다”며 “요리에도 ‘빼기 철학’을 접목해 꼭 필요한 재료만 쓰는 피자를 만들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김조한#솔리드#피자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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