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박찬숙 앵커. 박 앵커는 기자와 헤어지며 “만나 보니 웃긴 여자였다”고 써달라며 웃었다. 채널A 제공
“시사 프로그램은 뉴스를 생산해야 합니다. ‘토요뒷담’에 나온 이야기가 다른 신문과 방송에서 인용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앵커인 박찬숙 전 국회의원(69)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이 있었다. 그는 25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방송되는 채널A 시사 프로그램 ‘생방송 토요뒷담(談)’을 진행한다. ‘토요뒷담’은 한 주간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그의 속내를 들어보는 ‘칼칼한 대담’과 논객들이 나와 뜨거운 이슈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칼칼한 토론’, 문화계와 연예계 뒷이야기를 정리해주는 ‘궁금한 수다’로 구성돼 있다.
“‘칼칼한’이란 이름은 제가 지은 거예요. 음식 먹을 때 칼칼한 맛에서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죠. 첫맛은 맵지만 끝맛은 달달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칼칼한 대담’의 첫 출연자는 대권 도전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새누리당 소속의 김 지사는 3선에 도전해달라는 당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6·4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앵커는 “김 지사가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을 많이 준비했다”고 했다. 김 지사가 입을 열지 않는다면?
“대답을 안 하도록 그냥 두면 안 되죠.(웃음) 큰 정치인이라면 교묘하게 질문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답하는 것이 낫다는 걸 알 겁니다. 결국 시청자와 국민이 가장 정확한 판단자이니까요.”
1968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박 앵커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를 수차례 진행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영애 시절 만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토요뒷담’에 출연한다면 어떤 질문을 던질까. “정부가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고 파기하는 모습이 보여요. 공약을 정할 때 세심하게 점검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박 앵커는 1994년부터 2003년까지 시사 프로인 ‘KBS 라디오정보센터 박찬숙입니다’를 진행했는데 당시 “택시만 타면 박찬숙 목소리가 나온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청취자들은 기자들도 만나기 어려운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그의 프로에 귀를 기울였다.
“방송은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어요. 이 나이에도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는 힘이 제게 있기 때문 아닐까요.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시원하게 풀어주는 방송을 만들겠습니다. 젊은층도 ‘나이 좀 먹은 여자가 말을 세게 한다. 재미있다’고 반응할 겁니다. 자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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