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극단 단원들이 시간을 쪼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도립극단은 지난해 처음 ‘녹차정원’이라는 창작희극 작품 4편을 CD로 된 소리책으로 제작해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을 포함해 전국 35개 시각장애인도서관에 무료 배포했다. 기존의 소리책은 일반인들이 봉사활동 차원에서 단순히 책을 읽은 것을 녹음한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소리책은 전문 배우들의 풍부한 감성이 담겼을 뿐만 아니라 천둥소리,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 등 음향효과까지 곁들여 한 편의 공연을 보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라디오 극 같은 느낌이다.
극단 단원들이 소리책 제작에 나선 건 시각장애인협회를 통해 소리책이 부족하고 수준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다. 고선웅 단장은 “연간 제작되는 소리책이 서너 권에 불과하고, 전문 성우들을 섭외하기에도 협회의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소리책 제작에 나섰다”고 말했다. 도립극단 단원들은 올해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소리책으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현재 단원 26명이 모두 참여해 스튜디오 녹음을 진행 중이다. 상반기 안에 2시간 분량의 CD 2개로 제작할 예정이다. 연간 100여 회의 공연을 하는 경기도립극단은 어린이와 청소년 연기 지도 등의 재능기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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