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로 알려진 안노길 할머니 中 하얼빈서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9일 03시 00분


안중근 의사의 5촌 조카며느리로 알려진 안노길 할머니(사진)가 18일 오후 6시 30분경(현지 시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에서 별세했다. 향년 102세.

1913년 황해도에서 태어난 안 할머니는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 등과 함께 1929년 헤이룽장 성 하이룬(海倫) 시 하이베이(海北) 진으로 갔다. 이듬해 그곳에서 지인의 소개로 안 의사의 사촌 동생인 홍근(洪根) 씨의 3남 무생(武生) 씨와 결혼했지만 14년 만에 남편을 잃고 홀로됐다. 이후 안 할머니는 삯바느질로 끼니를 연명하면서 태극기와 안 의사의 초상화를 들고 거리에서 안 의사의 공적을 알리는 데 발 벗고 나섰다고 했다.

1958년 이 같은 행보로 중국 당국에 의해 반혁명분자로 체포된 할머니는 네이멍구(內蒙古)의 노동교화감옥 등지에서 옥고를 치르다 1998년에야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거처가 없어 하얼빈 성당 등지를 전전하다 2000년 최선옥 수녀(76·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원장)를 만나 하얼빈에서 그의 봉양을 받아왔다.

안 할머니는 20일 중국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의 천주교 묘지에 안장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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